패션은 결국 ‘태도’라고 생각한다.
비싼 옷을 입는다고 멋있어지는 건 아니고,
싸구려 옷을 입는다고 초라해지는 것도 아니다.
옷은 단순한 천이 아니라, 그날의 본인을 만들어가는 태도이다.
1. 옷은 나의 하루를 준비시키는 의식
어릴 때는 패션이 ‘꾸밈’이라고 생각했다.
남들이 보기 좋은 모습으로 나를 만들어내는 일.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게 전부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
지금의 나는 옷을 고를 때 이렇게 묻는다.
“오늘 하루, 나는 어떤 마음으로 살고 싶은가?”
그 마음에 맞는 옷을 입으면
이상하게도 하루가 조금 더 단단해진다.
아침에 셔츠의 단추를 잠그는 그 짧은 순간,
나는 세상과 마주할 각오를 다진다.
그건 단순히 옷을 입는 게 아니라,
내 자신을 정돈하는 작은 의식(儀式)이다.
2. 유행은 빠르게 변하지만, 나의 기준은 오래간다
패션 잡지에서 추천하는 스타일은 매달 달라진다.
하지만 내게는 오래된 셔츠 한 벌이 있다.
그 옷은 해가 바뀌어도 이상하게 촌스럽지 않다.
왜냐면 그 옷에는 ‘유행’이 아니라 ‘기억’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나는 이제 옷을 고를 때 가격보다 기준을 본다.
단순하지만 오래 입을 수 있는지,
시간이 지나도 내 태도와 어울리는지.
그건 단순한 소비가 아니라
나라는 사람의 방향을 선택하는 일이다.
3. 옷이 내게 가르쳐준 균형
어느 시절에는 브랜드 로고가 중요했다.
비싼 옷을 입으면 자신감이 생길 것 같았다.
하지만 그건 오래가지 않았다.
결국 중요한 건 ‘태도’였다.
하얀 티셔츠 하나를 입어도
당당한 사람은 멋있다.
그건 옷이 아니라
자신을 대하는 방식이 만들어내는 멋이었다.
패션은 ‘꾸밈’이 아니라 ‘균형’이다.
겉과 속이 자연스럽게 이어질 때,
그 사람은 보기 좋다.
나는 그걸 진짜 생각과 사상이 잘 정리된 품격이라고 생각한다.
4. 하루의 감정은 옷에 묻어난다
힘든 날에는 검은색 옷을 입고 싶다.
말없이 마음을 숨기고 싶은 날.
반대로 기분이 좋은 날엔
밝은 색 옷을 고른다.
이제는 그걸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감정이 옷에 드러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건 내가 나를 솔직하게 대하고 있다는 증거다.
사람의 감정은 매일 변하지만,
그 변화를 인정하는 것이야말로 성숙함이다.
패션은 그 성숙함을 표현하는 가장 부드러운 방법이었다.
5. 옷으로 세상과 연결된다
패션은 혼자만의 세계가 아니다.
길거리에서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의 옷차림에서도
그들의 삶의 태도를 읽을 수 있다.
깨끗하게 다린 셔츠,
묵직한 부츠,
묘하게 어울리는 색 조합.
그건 각자의 하루를 살아가는 방식의 흔적이다.
나 역시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부분을 표현하고 있다.
입으로 하는 표현도 당연히 중요하다.
더 나아가 몸으로 까지 표현 한다면
얼마나 품격있는 일이 아닌가..
마무리
패션은 나에게 **‘하루를 대하는 자세’**를 가르쳐줬다.
거울 앞에 서서 셔츠를 정리하는 시간은
세상에 나가기 전, 내 마음을 준비하는 시간이었다.
나는 오늘도 옷을 입는다.
누군가에게 보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흐트러진 나를 다잡기 위해서.
겉모습은 잠시지만, 태도는 오래 남는다.
그래서 나는 내 옷으로 나의 하루를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