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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몸을 다시 세우는 일

by beliefofna 2025. 10. 12.

운동을 시작한 건 몸을 만들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그보다 더 본질적인 이유가 있었다.
흩어지는 정신을 붙잡기 위해서였다.

매일 조금씩 무너지는 나를 되돌리는 유일한 방법이 바로 ‘운동’이었다.


1. 감각이 있었지만, 다시 시작은 늘 어렵다

나는 운동을 잘하는 편이었다.
감각도 있었고, 동작의 흐름도 빠르게 익히는 타입이었다.
하지만 오랜 시간 멈춰버린 몸은 생각보다 고집이 셌다.
예전의 기억으로는 금방 돌아갈 줄 알았는데,
현실의 몸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처음엔 푸쉬업 10개도 버거웠다.
팔이 후들거렸고, 숨이 차올랐다.
하지만 그 10개를 매일 반복하면서 깨달았다.
“의지는 크기보다 지속성에서 나온다.”
몸의 변화는 더디지만,
마음은 그보다 빠르게 단단해지고 있었다.


2. 운동은 결국 자기 자신과의 대화

운동을 하다 보면 어느 순간
주변 소음이 사라지고 오직 나 자신과의 대화만 남는다.
“오늘은 어디까지 버틸 수 있을까?”
그 질문을 반복하며 한 세트를 끝낼 때마다
나는 조금 더 깊은 곳의 나를 마주했다.

하지만 나는 끝까지 하지 못했다.
늘 목표가 높았고, 완벽함을 추구했다.
그래서 때로는 ‘멈춤’을 배우는 게 더 중요했다.
모든 걸 다 해내려 하기보다,
적당함을 아는 것 또한 훈련이었다.


3. 몸은 언제나 솔직하다

운동을 쉬면 티가 난다.
어깨가 무너지고, 몸의 균형이 흐트러진다.
반대로 며칠만 꾸준히 하면,
그 정직한 몸은 바로 반응한다.
그게 좋았다.
몸은 절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운동을 하며 나는 ‘노력의 즉각적인 결과’를 배웠다.
세상은 복잡하고 예측이 어렵지만,
운동은 단순했다.
“하면 된다. 안 하면 안 된다.”
이 명확함이 내 삶을 다시 정리해줬다.


4. 리듬으로 살아가는 법

운동을 하며 가장 크게 변한 건 ‘속도감’이었다.
예전엔 조급했다.
빨리, 더 많이, 더 강하게.
하지만 이제는 천천히, 일정하게,
리듬으로 살아가는 법을 배웠다.

조금씩 나아지는 몸을 보며
삶도 그렇게 가면 된다고 느꼈다.
성장은 폭발이 아니라,
매일 쌓이는 미세한 반복의 결과였다.


5. 몸의 통제는 곧 마음의 통제다

운동은 단순히 근육을 키우는 일이 아니었다.
그건 나 자신을 다스리는 언어였다.
내 몸을 통제하지 못하면,
마음도 쉽게 흩어진다.

그래서 오늘도 다시 푸쉬업을 한다.
그건 단순한 동작이 아니라
‘스스로를 붙잡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몸을 세우면, 마음이 따라온다.
그게 내가 운동을 멈추지 못하는 이유다.

 

내 몸을 통제해야 나의 마음을 통제할 수 있다.